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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주류경제학 : 취향은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되는가 | 이재용 회계사

By KMA 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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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리더스포럼B주류경제학 : 취향은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되는가 | 이재용 회계사

 

 

 

 

 

B주류경제학 :

취향은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되는가

 

이재용 회계사

 

 

 

들어가며


 

자동차, 반도체… 이런 굵직한 주류 경제학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우리 머리는 지끈 아파옵니다. 이런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마치 복잡한 경제이론이나 그래프가 필요할 것만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재용 회계사와 함께 이런 거대한 주제에서 한 발 벗어나 커피, 유통, 패션 같은 일상과 자주 맞닿는 측면에서의 비주류 경제학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 제197회 KMA 리더스포럼 


 



재무와 회계는 ‘정보를 해석하는 나만의 창’


 

재무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활동’. 이렇게 풀어쓰니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이는 우리가 매일 하는 의사결정에 포함된 개념입니다. 우리는 현상을 해석하여 정보를 생성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나름의 정보를 도출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이때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Framework가 필요한데, 이 Framework를 재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회계는 무엇일까요? 교과서는 회계를 ‘경제적 실체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에게 합리적∙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데, 유용한 재무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 또는 체계’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회계는 이해관계자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숫자라는 사실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매출액을 결정하는 요인


 

기업의 매출액은 가격(price)과 양(quantity)의 곱으로 정의됩니다. 이 말인즉슨, 기업이 매출을 올리고 싶다면 가격을 올리던가, 상품을 더 많이 팔던가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을 건드리기보다는 매출량을 늘리는데 집중합니다. 고객들은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공식이 통하지 않는 기업도 적게나마 있습니다. 예컨대, 애플 같은 경우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고 브랜드 자체가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도 사람들이 사죠. 하지만 이런 소수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기업은 양을 늘리는데 집중합니다.

 

그렇다면 매출량은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요? 첫째, 해외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한정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마켓으로 뻗어 나간다면 매출이 증가할 것은 당연지사죠. 특히 한국처럼 내수시장이 작은 나라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둘째는 시장규모입니다. 잠재 고객층이 많을수록, 즉 시장규모가 클수록 매출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영유아 대상 도서 산업 같이 저출산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시장은 아무리 성공해도 매출량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그 시장을 독점해봤자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이죠. 반면, 고령화의 수혜를 받고 있는 시니어 관련 산업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시장규모가 성장하는 추세고 이 회사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라면 ‘매출이 증가하겠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통해 살펴본 커피 춘추전국시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료를 뽑으라면 커피겠죠. 이 말이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있습니다. 상가마다 2~3개씩 있는 여러 커피 브랜드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스타벅스입니다. 2021년 스타벅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성장했고 영업이익률도 10%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22년과 2023년에는 매출이 10%p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 아래로 하강했습니다. 요즘에도 스타벅스를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것 같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바로 점포 당 효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성장을 위해서 매출량을 증대시키기로 결정했고, 매출량을 늘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출점을 많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다른 계획 없이 점포 수를 늘린 결과 점포 당 효율이 감소했고, 상기한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커피 시장의 한 쪽에 스타벅스가 있다면, 다른 한 쪽에는 메가커피가 있습니다. 전자가 고급화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후자는 스타벅스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커피를 팔며 가성비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스타벅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메가커피는 매년 매출 측면에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7~18%대로 높은 편입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 된다면 언젠가 스타벅스와 메가커피의 매출곡선이 교차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업이든 양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과 박리다매 사이의 중간지점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스타벅스도 시간이 흐를수록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되는 경향이 보이고 있죠. 스타벅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옅어질수록 사람들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점점 없어지고, 결국 영업이익이 줄어들 개연성이 큽니다. 반면 메가커피와 같은 일명 ‘가성비 브랜드’들은 어떨까요? 이디야 커피의 사례를 통해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싼 가격을 무기로 매장을 확장했던 이디야 커피는 성장세가 주춤하자 점점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고객들은 ‘가격이 올랐어도 스타벅스보다는 싸지’라는 생각에 이디야를 이용해서 어느 정도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메가나 컴포즈 같은 다른 저가 브랜드가 등장하자 성장 정체기에 빠졌습니다. 가맹점주들이 메가나 컴포즈는 이디야의 절반 혹은 1/3 규모의 매장으로도 이디야와 동일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신규 출점이 줄었고, 점포 수가 정체되자 매출도 정체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커피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애매하게 프리미엄을 올리거나 매출량을 늘려서 승부하려는 전략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스타벅스처럼 매출량을 늘리기 위해서 점포 수를 급하게 늘리는 것은 그리 현명한 선택지가 아니며, 그 과정에서 이미지가 하락하거나 퀄리티에 이슈가 발생하면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조차 막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원래 저가 커피로 시작했던 이디야가 점차 가격을 올리며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것처럼 애매하게 프리미엄을 올리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유통업계의 공룡들은 어떻게 바뀐 생태계에 적응하고 있을까?


 

전통적인 유통업계의 강자라 하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십여 년간 쿠팡과 같은 온라인 유통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결과, 이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다른 모든 경쟁자들을 합쳐도 온라인 유통의 점유율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계의 공룡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현대백화점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에 극복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21년 여의도에 문을 연 ‘더 현대’는 통념을 뒤집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금까지 사무실만 즐비한 여의도에 문을 열겠다는 백화점은 없었습니다. 주말에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1층에 설치하던 대형 팝업 매장을 지하 2층에 설치한 것도 다른 점입니다. 현대백화점의 도전의 이면에 깔려 있는 의도를 살펴보면 ‘더 현대’의 성공은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상술했듯, 매출량을 증가시키는 데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있고, 규모가 큰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있죠. 현대백화점이 선택한 길은 ‘타겟의 확장’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고객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40-50대 중장년층을 뛰어넘어 20-30대 청년층까지 포섭하기로 한 것입니다. 20-30대 청년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빵빵이’와 같은 캐릭터 상품을 팔기도 하고, 아이돌과 연계된 상품을 팔기도 했죠. 그 결과 젊은 유동인구가 ‘더 현대’를 찾았고, 이를 본 루이비통이 역으로 입점을 요청하는 등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현대백화점 공식 블로그

 

 


마무리하며


 

딱딱하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재무제표와 회계. 이 복잡한 표와 그래프들을 찬찬히 뜯어서 살펴보면 기업이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기업의 미래 매출은 어떨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재무회계를 통해 주류경제학부터 비주류경제학까지 폭넓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시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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