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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위기와 한국 기업의 대응 | 성일광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By KMA 2024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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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 최고경영자조찬회이스라엘-이란 위기와 한국 기업의 대응 |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스라엘-이란 위기와 한국 기업의 대응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해당 강연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미국 대선 전인 10월 25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들어가며

  

성일광 교수는 연합뉴스 예루살렘 통신원,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대한민국 최고의 중동 전문가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성일광 교수가 바라보는 이스라엘-이란 위기와 이 위기가 한국 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중동 분쟁의 핵심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결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다양한 무장집단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일명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이라 불리는 이 조직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배후에서 이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아예 이란의 프록시(proxy) 조직이며, 예멘의 후티 반군 역시 이란과 같은 시아파라는 이유로 이란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중동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이들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란이 자국의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원을 투자해 반()이스라엘 무장조직들을 육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록시 : 대리, 대리인

 

 

이스라엘, 이란 모두 겪고 있는 안보 트라우마

 

시아파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는 이란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반미 국가의 대열에 들어섰습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존재가 결코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은 없었습니다. 이는 두 나라의 국경이 서로 맞붙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이란이 의도적으로 직접 충돌을 피해왔기 때문입니다. 공군력이 약한 이란으로서는 공군력이 우세한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결국, 이란이 선택한 전략은 자신들이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각지의 반이스라엘 무장조직들을 이용하여 이스라엘을 간접적으로 타격하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이란은 이스라엘처럼 핵을 보유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이란은 ‘핵 문턱 국가’(nuclear threshold state) 단계까지 달성한 상태이며, 빠른 시일 내에 핵 보유 국가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은 어째서 수개의 전선에서 수많은 적들과 싸우고 있는 것일까요? 이는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이 처한 지정학적 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프록시 조직들에게 포위당한 상태이며, 특히 지난해 9월 하마스의 공격 당시 개전 일주일 만에 1,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피살당한 경험은 이스라엘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주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처한 이런 안보적 환경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상대를 불신하고 의심하는 것만이 생존을 담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관념을 심어주었죠. 정리하자면,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본인들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생각하고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력충돌의 길로 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란 위기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올해 4월, 사상 최초로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이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했습니다. 비록 이스라엘군의 방공망에 대부분 요격 당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것은 지금까지 프록시 조직들을 앞세웠던 이란의 전략이 변화했음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역시 올해 9월 ‘New Order’라는 새로운 작전을 발표했습니다. 더 이상 이란이 비국가 무장 조직을 이용해 자국을 공격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발표가 있은 직후, 이스라엘 공군의 F-35I가 1,800km 떨어진 예멘의 후티 반군을 폭격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국경 사이의 거리가 1,700~1,800km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단순한 폭격이 아니라 이란에게 보내는 경고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경고는 이란에게 그다지 큰 효과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New Order’ 작전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10월 1일, 이란의 2차 공격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시작되었습니다. 1차 공격 때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두 번이나 본토를 공격당하고도 보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스라엘의 반격은 올해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을 전후해서 시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의 중재에 따라 이란의 핵시설과 정유시설은 타격 목표에서 제외될 것입니다. 만약 이스라엘의 반격에 대해 이란이 재반격을 가한다면 이는 확전으로 이어져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과 정유시설을 공격할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을 폭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여 석유 공급을 차단하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미 대선이 이스라엘-이란 관계에 미칠 영향 

 

상술했듯, 올해 11월 5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중동정책은 달라집니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8년,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전례가 있습니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된 미-이란 핵 합의는 수많은 협의와 조정 끝에 체결된 협정이었지만, ‘전 행정부 흔적 지우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핵합의를 파기하였습니다. 이러한 전례를 살펴볼 때, 트럼프 후보가 미 대통령에 재선된다면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긴장 측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고, 이는 이스라엘-이란 관계도 악화시켜 중동 지역의 위기가 에스컬레이션 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의 당선은 보다 상대적으로 중동에서의 긴장을 완화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란은 이미 핵 보유를 목전에 둔 ‘핵 문턱 국가’ 단계에 들어섰고, 이란의 핵 포기 혹은 핵 동결을 위해서는 재협상이 필수적입니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이미 정상적으로 작동되던 핵합의를 파기한 트럼프 후보보다는 해리스 후보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을 것이고, 이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확률도 커질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언뜻 보면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지구 반대편의 싸움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볍게 보자면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충돌로 인한 유가상승과 그에 기인한 경제 위기 때문이고, 무겁게 보자면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 간 전략적 경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을 대리인으로 둔 미국과 이란을 앞세운 러시아의 경쟁이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우리는 더욱 중동지역에서의 분쟁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번 최고경영자조찬회가 중동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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